<카페 포제> - 김시온 대표, 윤지원 CD 인터뷰


Cafe POZE

CAUTION! CONTENTS HOT 
Coffee, music, and arts


카페포제는 공간을 오픈하자마자 커피, 음악, 예술에 관심 많고 취향 있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자주 목격되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할만한 전시를 연달아 기획하고 진행하며 성수동에서 커피 마실 곳을 찾는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팀포지티브제로(TPZ)의 두 번째 공간인 카페포제는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와의 연결고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공간으로 유입시켰고, 이들을 공간의 팬으로 만들었다.


건물 전체를 쓰는 카페포제는 지하 1층과 꼭대기 층부터 건물 메인에 있는 유리 월까지 전시 기획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도 있지만,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시에 따라 사진을 즐길 수도 있고, 빈티지 가구를 즐길 수도 있고, 귀여운 굿즈를 구매할 수도 있다.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음악,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어렵지 않게 느끼고 갈 수 있는 공간. 고객들의 경험은 카페포제의 초기부터 기획되고, 설계되었다. 



1. 카페포제는 어떤 공간인가요? TPZ가 카페를 하는 이유는?


주변에 좋은 것들을 만드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친구들과 작품을 보면 “세상에 이런 작가도 있고, 이런 음악도 있어!” 공유하고 싶어져요. 굳이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국내에 실력 있는 뮤지션과 크리에이터가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TPZ의 시초에 있는 플레이스 사이라는 공간 플랫폼을 통해 아티스트를 소개하고자 노력한 것이고요. 그때도 아티스트와 고객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활동을 하며 생태계를 만들고 싶었는데요. 문화 콘텐츠로 판매를 하니 사람들이 언제나 시간 내서 오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발상을 바꿔봤어요. 문화 콘텐츠도 여전히 볼 수 있고 좋지만, 전략적으로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쉽게 소비하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를 만들 때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상업 공간을 먼저 만들고 거기에 문화를 더하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교육하지 않아도 소비하는 시장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허들이 가장 낮은 게 커피였습니다. 사람들이 카페에 가는 걸 어려워하지는 않잖아요. 문화 콘텐츠로 판매를 하기보다는 커피를 후킹 아이템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공간 안에 전시나 이벤트를 열어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예술과 문화가 곧 공간과 브랜드에 가치를 더해주었고요. 카페 포제는 2017년에 팝업 카페로 먼저 시작했다가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커피를 후킹 아이템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문화를 공간에 녹여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커피’는 여러 가지를 상징해요. 크리에이티브로 협업하면 대화 내용이 복잡해져서 만나서 피드백이 오갈 때 더 빠르게 정리가 돼요. 루틴한 일은 리모트로도 가능하지만, 크리에이티브한 협업에서는 언어적, 비언어적 교류와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맥락에서 커피는 사람들 간의 스몰토크를 만드는 매개체잖아요. 커피 한 잔은 술보다도 먼저 만남과 대화를 끌어내는 장치였어요. 고대 아테네부터 커피 하우스까지, 시인 이상이 운영했던 제비 다방처럼, 살롱 문화에서 커피는 빠지지 않습니다. 


“공간에서의 즐거움으로 차별화한 카페.”

가성비 위주의 커피 시장에서 어느 순간부터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열렸어요. 국내에서도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많아졌고, 맛이 좋은 카페도 많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했을 때 “공간에서의 즐거움"이었어요. 예술과 문화를 보여주며 즐거운 경험을 만드는 일은 지금까지 TPZ가 해온 일이니, 커피에 신경쓰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저희에게는 커피에 유능한 용병 - 예술가이자 최고의 바리스타인 아러바우트 대표 윤성수가 있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가인 윤성수 대표가 카페포제 커피의 세팅을 도왔기 때문에 공간이 주는 분위기도 좋지만, 커피 맛도 좋다고 자부합니다.


2. 사진, 음악, 가구 등. 지금까지 다양한 전시를 진행해온 것으로 보여요. 
전시 기획과 섭외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전시를 운영하는 카페포제만의 기준이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재밌고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틀에 갇히지 않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예전부터 미디어 아티스트, 화가 등의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지만 카페포제는 갤러리는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카페라는 공간이다보니, 고객과 만나는 접점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색깔은 분명히 있어요.  


기준이라 한다면, 주류 비주류 관계없이 작품에 위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페포제는 갤러리가 아니고, 도슨트가 있는 것도 아니여서 고객들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작품이 느껴질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카페포제는 공간 특성상 인스타그램에도 노출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직관적인 느낌을 주는 전시를 진행한 적이 많아요. 


“커피 마시러 왔다가 예술을 캐주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개인이 1인 크리에이터이자 매체처럼 변하고 있고, 각자 취향과 경험을 공유하는 시대인만큼 공간은 오프라인이어도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퍼져나갑니다. 카페포제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유료는 아니지만, 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커피 마시러 왔다가 캐주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밀레니얼 세대가 많이 찾는 공간이다 보니 요즘 친구들이 알면 좋아할 만한 작품을 많이 소개해왔고요. 작품이 좋았다면, 전시 기념품처럼 만져보고 가져갈 수 있도록 포스터, 핸드폰 케이스 등의 굿즈도 제작해 판매했습니다. 


위와 같은 식의 전시 구성을 짰더니 전시 자체가 밀레니얼 세대의 입소문을 타고 많이 퍼지더라고요. 커피 마시러 와볼 겸, 전시도 보고 공간도 보기 위해 온 친구들을 통해서 카페포제는 더 알려졌습니다. 저희가 보고 체험하는 걸 좋아해서 빠르고 재밌게 실행하는 편이에요. 좋은 것을 빠르게 캐치해 소개하는 실행력과 카페에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요즘 세대의 문법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해요. 


재밌는 건, 작가를 홍보하고 띄우려고 전시를 진행한 것은 아닌데 카페포제를 통해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연결된다는 점이에요. 갤러리 위주로 전시하는 작가들에게도 조금 더 커머셜하고 대중적으로 보이고 싶은 니즈가 있거든요. 카페포제에서 ‘이런 식의 전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굿즈도 제작해 보여주고 하다보니 패션 회사나 브랜드 등 연락이 많이 와요. 카페포제에 전시한 이후에 브랜드와 콜라보하게 된 작가분들이 많습니다. 갤러리를 자처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들에게 콜라보의 기회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고객과 가까운 접점에서 소개해주는 ‘플랫폼'의 기능은 하게 된 것 같아요. 


3. 고객이 카페포제의 공간과 전시에서 느꼈으면 하는 경험의 기준도 있나요?


“어렵지 않게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카페포제의 큐레이션은 완전히 매스 타깃을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대중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아도 누구나 들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음악도 있잖아요. 사실 TPZ가 운영하는 공간들이 모두 이런 면에서 통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많은 사람에게 낯설고 난해해서 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은 아닙니다. 


창작자가 스스로 좋아서 하는 작업을 존중하고 좋아합니다. 그냥 좋아서 해서 아방가르드하고 멋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들었을 때는 허들이 높고 너무 실험적이라서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런 작품도 그대로 의미가 있지만, 그런데도 대중과 소통이 되는 작품도 많아요.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업. 모르는 사람이 처음 보고, 듣고, 경험해도 팬이 될 수 있는 음악과 예술 정도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카페포제에서 M.F.m 포스터 팝업을 열었던 275C 작가의 경우, 아직 아는 사람들만 알아서 그렇지 작품을 알게 되면 요즘 세대가 쉽게 좋아할 만한 작가란 걸 알고 있었어요. 팝아트적이고 LP 형태로 만든 것도 위트 있고요. 


카페포제를 찾은 고객들에게 우연히 디깅하다가 발견한 느낌을 주고 싶어요. 음악 디깅하다가 유명하진 않은데 완전히 내 취향에 맞고, 너무 좋아서 ‘아, 내가 왜 이걸 지금 알았지!’하고 보물을 찾은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렇게 내 색깔에 맞는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카페를 투어하듯이 다니잖아요. 집에서 먼 거리면 왔던 카페를 다시 오는 게 쉽지 않은데, 어떻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줄까 고민했을 때, 다시 우리 카페를 찾게끔 하는 요소를 이벤트와 전시로 봤습니다. 그냥 오브제처럼 가볍게 전시하는 것보다는 그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전시와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2층에는 무대처럼 입체적으로 집중이 되는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카페’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도 생깁니다. 카페포제 지하에서 관객들이 기부하는 형태로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음악을 만들고 올리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이었어요. 대중적이진 않지만 사운드 클라우드 플랫폼 안에서는 꽤 알려지고, 팬도 있는데 공연을 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뮤지션은 20대인데, 그 뮤지션의 공연을 보러 중학생 팬이 온 적이 있어요. 아직 미성년자이니까 부모랑 같이 왔던 게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아요.


부모는 1층에서 커피를 마시고, 중학생 팬은 지하에서 공연을 본 거예요. 각자의 모습으로 공간을 즐기는 연결성이 재밌었고, ‘이렇게도 되는구나' 기분 좋은 놀라움을 받았어요. 요즘 중학생들은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음악을 들을 텐데, 좋아하는 뮤지션이니까 첫 공연을 보고 싶지 않았을까. 카페니까 부모들 입장에서도 위험 요소도 떨어지고 더 가능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4. 카페포제의 창문에는 Coffee, music, and arts라고 적혀있어요. 
커피와 예술 얘기는 나눴는데요, 카페포제는 음악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간의 음악 큐레이션을 해주는 디렉터가 따로 있어요. 박지훈 디렉터라고, 음악 일을 하는 친구인데 애초에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영한 뮤지션을 발굴하는 일을 해요. 우리는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듣거나, 좋아해서 찾아보고 접하는 정도인데, 매일 디깅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겠어요.


카페포제의 음악에는 매달 아예 컨셉이 있습니다. ‘장마철, 실내에서 차분하게 즐길 수 있는 알앤비와 소울', ‘올드스쿨 알앤비', ‘이국적이고 시원한 풍겨이 떠오르는 음악' 등 매달 박지훈 디렉터가 잡은 플레이리스트 컨셉은 카페포제 인스타그램에 샘플러 몇 곡과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떤 고객은 카페포제 음악이 좋다고 20곡 이상 그 자리에서 디깅해서 가기도 하더라고요. 


공간에 있어 음악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간의 느낌을 방해하거나 아예 음악을 신경 쓰지 않은 곳도 있는데 TPZ는 공간에 맞게 컨셉과 결을 알고 음악을 큐레이션 합니다. 사람들이 아는 곡이 3곡 이상 연달아 나오는 경우는 드물 거예요.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좋은 음악은 누가 들어도 좋다고 느끼는 건 똑같아요. 우리 공간에 와서라도 새로운 음악을 더 많이 접하고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커피, 음악, 예술에 있어 ‘비주류'를 계속 언급했는데요. TPZ가 정의하는 비주류는 이해하기 어렵고 즐기는 사람이 적다는 의미로 취향의 아래 끄트머리에 있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맨 위 꼭짓점에 있어서 아티스트에게도 영감을 주고, 그 영향이 점점 내려오며 매스로 퍼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5. 앞으로 카페포제가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나요?


조금 더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최근 카페 바로 옆에 오픈한 로스트와 연계해서 서로 시너지 나는 형태의 전시도 구상 중이고요. 카페포제에서의 시간이 쌓여 더 다양하고 재밌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선데이 로스트’라고 일요일에 여는 플리마켓도 만들었습니다. 식자재만 파는 것이 아니라 ‘웰니스'에 중점을 둔 큐레이션으로 균형 잡힌 물건을 판매할 수도 있는 마켓이에요. 예를 들면 첫 선데이 로스트에서 저희가 초당 옥수수를 판매했었는데요. 그냥 팔고 끝내지 않고 요리까지 해서 줬어요. 초당 옥수수 아이스크림도 팔고, 로스트에서는 레코드 샵 쪽의 문을 개방해놓고 음악을 틀었고요. 


카페포제와 로스트 성수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쪽이 메인 골목은 아니에요. 사람들에게 우리 공간이 있는 골목을 더 인지시키고, 이런 식으로도 재밌게 판매할 수 있구나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먹고, 마시고, 듣고, 보는 것이 어우러진 마켓이에요. 장마 끝나고 초가을부터 지속해서 열 생각입니다. 성수동에 어울리는 또 다른 씬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