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서울, 타케리아 스탠> - 이재준 F&B 총괄 인터뷰


Stan Seoul, Casual Beer Bar

Taqueria Stan, Little Mexico in Euljiro


신논현역 근처에 맥덕들의 아지트라 불리는 ‘스탠 서울', 을지로의 오래된 간판과 인쇄소 사이에 작은 멕시코를 느낄 수 있는 ‘타케리아 스탠'. 맛있는 음식과 색깔 있는 분위기로 맥주 덕후와 타코 덕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두 공간을 만든 팀이 팀포지티브제로(TPZ)에 합류했다. 


스탠 서울 팀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던 이력을 살려 차별화된 정체성을 지닌 공간에서 기존에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맥주와 현지의 맛을 소개한다. 타코를 만들기 위해 LA와 멕시코로 출장을 다녀올 정도로 열정 가득한 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스탠 서울과 타케리아 스탠의 공동 대표이자 TPZ의 F&B 총괄을 맡고 있는 이재준 디렉터에게 지금까지와 앞으로의 이야기에 관해 물었다.


1. 스탠 서울을 소개해주세요.


스탠 서울은 초기에 버즈샵이라는 맥주 수입사로 시작했어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수제 맥주를 접하게 됐고, 저와 현재 스탠 서울, 타케리아 스탠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한영훈 공동 대표는 맥주의 세계에 푹 빠졌습니다.


2017년에 수입사 업무를 시작할 당시에 한국에 없는 맥주가 많았어요. 지금 내추럴 와인 붐이 있는 것처럼 맥주 안에도 그런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산미가 있는 사워 비어도 있고. 맥주 덕후로서 다양한 맥주를 시장성 생각은 안 하고 수입을 했는데 생각만큼 잘 팔리진 않더라고요. 시장이 저희가 소개하는 맥주를 소비할만큼 크지 않은데 저희가 소개하고 싶은 건 이런 색깔 있는 맥주였어요. 그래서 매장을 열어 조금 더 저희의 언어로 맥주를 소개하고 싶다고 결심하며 2019년 1월, 논현동에 ‘스탠 서울’이란 펍을 열었습니다. ‘더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는 결심을 하고 오픈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북유럽 느낌으로 원했던 레퍼런스가 있었고, 공간 인테리어를 직접 했습니다. 결국 “소통”을 원했어요. 우리의 언어로 우리가 좋아하고 수입하는 맥주를 파는 것이 모토였습니다.


‘스탠'은 덕질을 의미하는 신조어예요. I stan him. 에미넴 노래 때문에 생긴 단어인데 동사화되면서 덕질한다는 의미가 생겼어요. 스탠. 두 글자로 캐치하고, 뜻도 잘 맞고. 버즈샵이 처음으로 수입한 양조장 맥주 중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가 스탠다드였어요. 맥덕들 사이에서는 ‘스탠'이라고 불리는 맥주라고 두 연결고리가 생기며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유태화 헤드 셰프와의 인연은?


스탠 서울을 가오픈한 1-2주 기간 동안 유태화 셰프가 손님으로 왔어요.


이전부터 그의 얼굴도 모르지만 존재는 알고 있었어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펍 중 하나인 뉴욕 토스트(Torst)에서 셰프로 일을 한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거든요. 토스트는 파인 다이닝 Luksus가 운영되다가 펍으로 합쳐진 곳이에요. 펍의 포지셔닝을 가지고 고메한 음식을 하는 곳으로 유명해요.


그를 알고 있다고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고, 서로 좋아하는 게 비슷해서 같이 맥주 마시면서 친해졌어요. 가오픈 기간에 주방 세팅이 안 되어 있었는데요, 갑자기 1-2주만에 준비해서 스탠 서울에서 유태화 셰프가 팝업을 열게 되었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음식이 곧 콘텐츠, 마케팅 원동력이 된 '팝업'

태화 셰프가 들어오고, 메뉴가 잡히고, 분위기도 좋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손님들 사이에 알려지게 됐어요. 버즈샵이 운이 좋게 전세계에서 구하기 어려운 맥주도 받아오게 되었고요. 맥주 덕후들 사이에서는 “오 이게 한국에 들어왔네!” 하고 차별화가 되었습니다. 유태화 셰프를 비롯해 다른 셰프들이 두달에 한번씩 다양한 팝업을 열면서 더 알려졌어요. 음식이 곧 콘텐츠고, 우리의 마케팅 원동력이 팝업이었다고 생각해요. 


유태화 셰프는 현재 스탠 서울과 을지로 타케리아 스탠의 헤드셰프입니다.


저희는 태화 셰프에게 100% 자유도를 줬어요. 뉴욕 토스트 뿐만 아니라 뉴욕 Luksus, 덴마크 Relae에서도 일하고 올 정도로 경력은 있지만 저희와 함께 주방 뿐이 아닌, 전체를 다 해보는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태화 셰프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게 우리에게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팝업을 준비하면서는 서로 성장하는 기간이 있었던 것 같고요. 다른 셰프들과도 태화 셰프의 소개로 인연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맥주를 소개하는 것처럼, 음악도 손님을 위한 음악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근무자가 우선이었어요. 그 공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손님이 아니라 근무자잖아요. 근무자가 즐거워야 공간과 브랜드에도 좋다고 생각해요. 팀 멤버들이 각자 좋아하는 음악 20곡씩을 가져와서 틀었습니다.


3. 타케리아 스탠은 어떻게 만들게 된 곳인가요? 원하는 타코를 만들기 위해 멕시코도 다녀왔다고 들었어요.


태화 셰프가 유럽에서 돌아와서 스탠 서울에서 첫 번째로 한 팝업이 ‘타케리아 스텐'이란 이름을 건 타코 팝업이었어요. 이거 그대로 가게를 스핀오프로 낸 거예요. 태화 셰프는 한국 오기 전에 멕시코에 좀 길게 있었어요. 저는 1년에 1-2번은 LA를 갔고요. 저는 매일 맛있다고 말하는 타코가 LA 타코였고, 태화 셰프는 멕시코 타코였어요. 우리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는 한 번은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LA와 멕시코로 타코 출장을 다녀왔어요.


F&B 쪽에 친구들이 많으니 어떤 타코집을 가면 되는지 정보를 수월하게 모았어요. LA에서 열흘. 멕시코 시티에서 열흘 지냈고, 스무 곳이 넘는 타케리아를 방문했습니다. 가고 싶었던 곳은 다 갔어요. 이 출장을 다녀온 이후에 팝업으로 열었을 때보다 저희만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잡혔습니다. 직접 경험해보며 서로의 타코 취향과 했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어요. 


“가장 싼 타코집"이란 정체성이 트립을 다녀오면서 정해졌어요. 개당 타코를 파는 게 이익에 좋진 않아요. 손도 많이 가고요. 효율이 나오진 않지만 이게 하고 싶었어요. 원했던 그림 자체가 “가장 싼 타코집"이다보니 데낄라도 1500원에 팔아요. 해외처럼 1달러 데낄라를 원했거든요. 1,000원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500원 올렸고, 이것도 수익을 남기기 보다는 상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좋은 상권에 인테리어 예쁘게 한 곳도 타코 하나에 $2.75예요. 비싸면 우리가 안 먹을 것 같은 거예요. ‘우리가 안 먹을 것 같은데 어떻게 팔지?’ 전혀 설득이 안 됐어요. 멕시코는 더 싸요. 타코 하나에 500원이에요. LA도 싼 곳은 $1.25 정도고요. 우리가 그 정도까지는 하기 힘들어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진을 가져가되 해보자는 생각으로 3,800원에 팔고 있어요. 멕시코나 LA 타코보다 사이즈는 더 커요.


맛있어야 하는 건 기본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합당한 지급의 가치가 없으면 어차피 시장에서 추후에 없어질 테니까요.


4. 최근에 멕시코 대사관도 다녀갔죠?


멕시코 대사관이 현지의 맛이 난다고 해줘서 좋았어요. 실제로 와서 저희의 의도를 파악해서 이야기하더라고요. 멕시코 시티는 타코 만들 때 거의 콘 토르티야를 써요. 밀가루 토르티야는 멕시코 북부지방에서 쓰는데 저흰 콘 토르티야보다 저흰 밀가루 토르티야가 좋았어요. 좀 더 쫄깃쫄깃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만의 스타일이자 테이크라고 생각하고 토르티야를 골랐는데 그걸 물어보더라고요. 고기류는 멕시코 시티 스타일로 조리하는데 밀 토르티야를 쓰는 이유가 있나요?” 하고요.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뿌듯했어요. 아는 사람만 아는 테이크였는데, 누군가 그 차이를 알아봐 준 거니까요.


5. 공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타케리아스탠에 오는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나요?


타코는 고급스럽고 어려운 음식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잖아요. 노동자 음식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했고 을지로에 숨어있는 타케리아를 하고 싶었어요. 동네 분위기와도 어울리고, 월세도 비싸지 않고요. 작은 평수와 스탠딩 형식을 원하다 보니 을지로와 잘 맞았어요. 


타코는 아직 싫어하는 사람을 크게 보지 못했어요. 취향을 타는 음식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사업화해보고 싶었고요. 타코의 스타일도 타케리아도 굉장히 다양한데 서울에 이런 스탠딩 타케리아 하나쯤은 존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멕시코 출장을 다녀오면서 디테일한 공간의 방향이 잡혔어요. 빨간색을 쓰고 싶었고, 현재 로고와 같은 폰트를 쓰고 싶었어요. 스탠딩 바를 어떻게 만들지도 다녀와서 잡혔죠. 저희의 공간과 음식을 통해 사람들이 “작은 멕시코"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음악도 태화 셰프가 같이 일한 멕시코 친구들에게서 추천받아서 틀어요. TPZ의 타 브랜드와 공간처럼 테마에 맞는 음악은 무조건 고려합니다. 




6.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타케리아를 연 이후에 하고 싶었던 일이 몇 가지 있어요. 브런치 집과 버거집. 아이템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돌아다니면서 미리 모아놓는 스타일인데요. 이 아이디어도 멕시코 시티에 출장 다녀오면서 잡혔어요. 버거집도 현재 TPZ가 준비 중인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에서 팝업처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팝업으로 운영하다가 타케리아 스탠처럼 스핀오프로 론칭하고 싶어요.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속도가 빠른 편 같아요. 예전엔 스타 셰프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다 작은 기업가인 거예요. 사업가 마인드로 일하는 셰프도 많아지고 있어요. 맛있는 음식을 하는 사람들이 저희의 경쟁자이자 동료입니다.